▲ 17일 제주종합경기장에서 훈련 중인 한국 육상의 1인자 김국영.

‘100m 9초대.’

한국 육상의 염원이다. 어쩌면 이룰 수 없는 꿈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숫자에 0.08초 가까운 사람은 있다. ‘가장 빠른 사나이’ 김국영(27·광주시청)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17일 오전 제주종합경기장 주경기장에서 동계훈련을 위해 제주를 찾은 그를 만났다. 그는 100m 한국 기록(10초07) 보유자이지만, 아직 목이 많이 마르다.

그의 머릿속은 온통 ‘100m 9초대 진입’에 대한 생각뿐이다. 김국영은 “일본과 중국은 100m 9초대 진입에 성공했다. 한국이라고 못할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 전국육상경기선수권 남자 100m 예선과 준결승에서 각각 10초31, 10초23을 기록하며 1979년 고(故) 서말구가 세운 한국 기록(10초34)를 31년 만에 갈아치웠다.

또 지난해 10월 충북 전국체전에서는 100m와 200m, 400m 계주에서 모두 우승하며 대회 3관왕에 올랐다. 하지만 종아리 통증으로 1600m 계주에는 출전하지 못하면서 4관왕 달성은 아쉽게 실패했다.

그는 한국 육상 사상 최초로 세계육상선수권대회 100m 종목에 자력진출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 대회 예선을 통과해 준결승 트랙에 선 한국 선수도 그가 유일하다.

그런 그의 현재 가장 큰 목표는 오는 8월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9초대 진입으로 우승하는 것.

“400m 경기로 훈련 중이다. 낯선 종목이지만, 세계를 호령한 스프린터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도 전성기 때는 400m를 한두 차례 뛴 다음 시즌에 나섰다. 내 기록 10초07을 넘기 위해선 변화가 필요했다. 400m 훈련을 통해 그 해법을 찾으려 한다”

김국영은 오는 4월 11일 전남 나주에서 열리는 실업대항전 남자 400m 경기에 출전한 후 6월 강원도 정선에서 진행되는 아시안게임 선발전에 참가한다.

한국 육상은 지금 김국영에게 모든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수영의 박태환이나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같은 스타 선수가 육상에서도 나와야 한다. 그 첫 선수가 바로 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다 보면 육상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며, 육상 꿈나무들에 대한 지원도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에게 제주는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중학교 시절부터 해외 전지훈련을 제외하곤 매해 제주를 찾았다. 이제 제주시내는 내비게이션 없이도 운전할 수 있을 정도다.

그는 “100m에서 1초는 10m 차이다. 1m가 순위를 좌지우지한다”며 “노력은 절대 믿음을 배반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반드시 9초대에 진입해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도민 여러분 모두가 끝까지 믿고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희망했다.